Hobby/Game Review
MMORPG. 아이리스 온라인
STeen
2010. 3. 1. 19:52
지난 2월 10일.
아이리스 온라인이 그랜드오픈(사실상 부분유료화)을 시작했다.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큼직한 이벤트를 하나 들고 나왔는데, 다름아닌 1억 연봉의 게임도우미(?). 뭐, 연봉이벤트야 관심밖이고, 아기자기한 캐릭터에 끌려서 오픈 이후로 쭉 플레이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오픈한지 약 3주가 안되는 가운데 여기저기 버그와 밸런스 문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실망스럽스럽지만, 다른 게임들 중에서 운영팀이 정말 잘 해내주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오픈 첫날부터 사람이 몰리긴 했지만, 서버는 아주 잘 돌아가줬고, 각각의 공지사항과 트위터를 활용한 게이머들과의 의사소통도 좋았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오픈 1년이 되고, 2년이 되어도 쭉 이어져 가지 않으면 지금의 노력은 헛수고가 되리라는 것을 운영팀에서도 잘 알아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픈하고 얼마되지 않아 캐쉬아이템이 등장했는데, 넥슨에 못지 않은 돈을 밝히는 회사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준 캐쉬아이템들이었다. 아주 쉬운 예로, 코스튬 아이템. 코스튬 아이템 구입시, 일정확률로 악세사리 아이템과 경험치 물약이 주어지는 데 이걸 왜 확률로 해놓은 것인지 눈치 느린 나도 금방 깨닫고 말았다.
넥슨이라는 회사가 애들 코흘리개돈을 받아 먹으려 캐쉬 아이템이 참 경악스럽기 그지 없다고 보는데, 이야소프트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아이템인챈트시 파괴를 보호하기 위한 파괴보호권도 게임 내의 강화질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캐쉬 아이템임에 틀림없다. 파괴보호권의 등장으로 현재 게임 상에서는 고강화된 아이템이 아니고선 파티에 껴주지도 않는 상황이 발생하니 말이다.
게임 내의 직업들은 또 어떤가...?
종족과 직업별로 스킬트리가 분명히 나뉘어 있다고는 하나, 종족별로 왜 나뉘어 있는지 이해가 안가는 전직 전 스킬트리와 기대에 못미치는 스킬들의 효율들이 대다수이다. 덕분에 격수들은 평타사냥이 위주가 되어버렸고, 몇몇 직업들은 아예 사장될 분위기까지 보인다. 또한 총의 고효율 때문에 단검을 들어야할 캐릭터들이 총을 들고 사냥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방어력의 애매모호함과 있으나마나한 액티브 스킬들, 몬스터 사냥시 디버프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도 별로 없는 상태이다. 힐러가 어느 구간동안 디버프를 해제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지... 또한, 중갑을 입는 나이트 이외의 캐릭터가 경갑을 입는 캐릭터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피가 빠지는 상황은 참 어처구니가 없다.
조만간 스킬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기대를 해보고 있지만, 이런 기대가 물거품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도대체 왜 나뉘어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비슷한 스킬들이 대부분인 1차 직업...
(이미지 출처: 아이리스 인벤)
(이미지 출처: 아이리스 인벤)
아이리스 온라인의 초반에는 퀘스트를 통하여 쉬운 성장이 가능하다. 물론 이 퀘스트들도 어느 정도 레벨이 되면, 가위로 잘라버린 듯 뚝 끊겨버리고 하루 동안 한번 수행 가능한 일일 퀘스트의 반복과 일명 닥사라 불리우는 행위로 캐릭터를 성장시킨다.
분명, 아이리스 온라인에도 스토리라는 것이 존재할 것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스토리를 논하는 것이 우숩게 생각되리라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다. '온라인 게임이 무슨 콘솔 게임이냐?'라는 식의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게임이라는 것은 어느 한 세계관을 이루고 그 세계관 내에서의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며 진행하는 것이라고 보는 나이기 때문에, 아이리스 온라인의 스토리에 관련된 퀘스트의 부재는 '내가 이 게임을 왜 하고 있으며, 무엇을 위해 레벨링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아이리스 온라인의 기획자도 분명히, 스토리를 만들고 거기에 따른 퀘스트의 배치와 던전의 구성 몬스터의 구성, NPC의 구성을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는? 그저 일일퀘스트 반복의 노가다 게임에 불과하다. WOW을 쫓아해 달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내가 왜 이 캐릭터를 키우는지 목적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달라는 점이다.
인던? 전장? 아니면 더 나은 아이템? 그런 것이 게임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아이리스 온라인에는 서커스와 비공정, 2가지의 인스턴스 던전이 존재한다. 말그대로 파티를 위한 하나의 사냥터이다. 그런데, 이걸 왜 말을 꺼냈는가... 인스턴스 던전의 난이도가 매우 쉽다. 물론, 일반과 하드로 나뉘어져 레벨에 맞게끔 갈 수 있지만, 몬스터의 레벨만 다르다고 그게 난이도가 나뉘어진거라고는 볼 수 없다. 쉬워진 것의 영향은 캐릭터들의 무기의 고강화와 레벨업에 있겠지만, 이런 영향을 미친건 극히 일부분에 해당하다고 생각한다. 던전의 기획에서 던전에 어울리는 몬스터만 나온다고 짜임새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서커스, 비공정? 나오는 몬스터의 외형만 틀릴 뿐, 디버프의 종류는 거의 비슷하다. 하다못해 보스급 몬스터가 가끔씩 쓰는 장판류 공격도 동일한 몬스터도 존재한다. 또한, 디버프의 종류 표시가 불분명하여 힐러로 하여금 어떤 종류의 디버프인지 확인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 물론, 자주 온 사람들은 '아, 저 몬스터는 이런 종류의 디버프를 걸었었지...'라는 짐작에 디버프를 풀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아이콘만 보고선 디버프의 종류를 알 수가 없다. 또한, 아까도 언급했다시피 디버프를 해제할 수 없는 구간이 힐러에게 존재한다는 점은 그저 우스울 뿐이다.
간단한 예 하나, 서커스의 '로자크'와 비공정의 '나이트', 너네는 틀린 게 외형뿐이냐?
쓰고나니, 아이리스 온라인의 단점을 죄다 써내려버렸다. 분명, 아이리스 온라인은 매력있는 게임이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아직 오픈한지 3주도채 지나지 않았고, 초심만 잃지 않는다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